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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5000만원, 한꺼번에 받으면 손해일까…IRP에서 갈리는 ‘세금’

vik 읽는 시간 약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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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오래 한 사람에게 퇴직금은 몇 년 또는 수십 년 동안 쌓아온 목돈이다. 3000만원일 수도 있고 5000만원, 근속기간이 길다면 그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다.

막상 퇴직을 앞두면 고민이 생긴다. 퇴직금을 받아 대출을 갚을지, 생활비로 사용할지 아니면 IRP에 그대로 두고 노후자금으로 활용할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세금이다. 같은 퇴직급여라도 IRP에서 바로 꺼내는지, 연금으로 나눠 받는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

퇴직금 5000만원이라는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받을 것인가’까지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요즘 퇴직금은 왜 IRP로 들어올까

IRP는 개인형퇴직연금(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을 뜻한다. 직장을 옮기거나 퇴직하면서 받은 퇴직급여를 한 계좌에 모아 노후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다.

현재는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퇴직급여를 근로자가 지정한 IRP 계좌 등에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55세 이후 퇴직하거나 퇴직급여액이 300만원 이하인 경우 등 법에서 정한 예외도 있다.

따라서 예전처럼 퇴직하는 날 회사에서 일반 급여통장으로 퇴직금이 바로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실제 절차와 다를 수 있다.

퇴직을 앞두고 있다면 먼저 자신이 퇴직급여를 받을 IRP 계좌가 필요한 경우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IRP에 들어오면 세금이 없어지는 걸까

여기서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부분이다.

IRP를 이용한다고 퇴직소득세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퇴직급여를 연금계좌로 이전하면 일정 요건에서 퇴직소득세의 과세를 뒤로 미루는 과세이연 효과를 활용할 수 있다. 국세청 역시 퇴직소득세 계산 과정에서 과세이연세액을 별도로 다루고 있다.

쉽게 표현하면 지금 낼 세금을 영원히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돈을 인출하는 시점까지 미뤄두는 개념에 가깝다.

그래서 IRP에 퇴직금 5000만원이 들어왔다고 해서 5000만원 전체를 아무런 세금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IRP 받자마자 해지하면 어떻게 될까

퇴직 후 집을 사거나 대출을 갚아야 해서 목돈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 IRP에 들어온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받지 않고 일시금 형태로 꺼내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IRP 등에 이전된 이연퇴직소득을 연금 외의 방식으로 수령하면 퇴직연금사업자가 관련 이연퇴직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 즉 IRP를 거쳤다는 사실만으로 기존 퇴직소득에 대한 세금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퇴직금을 곧바로 사용할 계획이라면 단순히 계좌에 표시되는 잔액만 봐서는 안 된다. 실제 인출할 때 세후 얼마를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IRP는 퇴직소득세를 없애주는 통장이 아니라 세금이 부과되는 시점을 조절할 수 있는 연금계좌라는 점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연금으로 받으면 무엇이 달라질까

퇴직급여를 당장 모두 꺼내지 않고 연금수령 요건에 맞춰 나눠 받으면 세금 측면에서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현행 세법은 IRP 등에 들어간 이연퇴직소득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실제 연금수령 연차 등에 따라 퇴직소득세 부담을 낮춰주는 구조를 두고 있다. 특히 2026년부터는 장기간 연금수령에 대한 세 부담 완화가 한 단계 확대됐다.

따라서 노후자금이 당장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일시금으로 받을 것인가, 연금으로 받을 것인가’를 세후 금액 기준으로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IRP라는 금융상품을 가지고 있다는 것보다 퇴직급여를 어떤 방식으로 인출하느냐가 중요하다.

2026년부터 20년 넘게 받으면 달라지는 점

장기간 연금으로 받는 사람에게는 2026년부터 눈여겨볼 변화가 있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이연퇴직소득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실제 연금수령연차가 10년을 초과해 20년 이하인 경우 관련 퇴직소득세의 60%, 20년을 초과하면 50%를 적용하는 구조가 2026년 1월 1일 이후 연금수령분부터 적용된다.

퇴직금을 장기간 노후소득으로 나눠 사용하는 사람에게 세제상 유인을 더 주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개인의 실제 세액은 퇴직급여와 근속연수, 인출방식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연금이면 무조건 세금이 절반’이라고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

퇴직금 5000만원이면 세금이 얼마일까

제목의 5000만원을 보고 가장 궁금한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퇴직금이 5000만원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의 퇴직소득세가 같은 것은 아니다. 퇴직소득세 계산에는 근속연수가 반영되고 퇴직소득금액에서 근속연수공제와 환산급여공제 등을 거쳐 과세표준과 산출세액을 계산한다.

예를 들어 같은 5000만원을 받아도 오랜 기간 근무한 사람과 상대적으로 짧게 근무한 사람의 세금이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퇴직금 5000만원 세금은 얼마’라는 숫자 하나만 찾아 자신의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퇴직금에서는 금액만큼 근속기간도 중요한 숫자다.

세금만 보고 연금을 선택해서도 안 된다

연금으로 받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퇴직자가 무조건 퇴직금을 장기간 묶어두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퇴직 직후 고금리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거나 주거비와 생활비 때문에 목돈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반대로 별도의 현금과 자산이 충분하고 퇴직금을 당장 사용할 이유가 없다면 노후자금으로 남겨두는 선택을 검토할 수 있다.

결국 절약할 수 있는 세금과 지금 필요한 현금의 가치를 함께 비교해야 한다.

IRP 안에 있다고 돈이 저절로 불어나는 것은 아니다

IRP에서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것이 운용이다.

퇴직금이 IRP로 들어갔다고 해서 그 순간부터 높은 수익률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IRP는 퇴직급여를 담는 계좌이고 계좌 안에서 어떤 금융상품을 선택해 운용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퇴직연금 금융회사별 수익률과 비용부담 정보를 비교공시하고 있다. 이는 장기간 운용되는 퇴직자산에서 수익률뿐 아니라 비용 역시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퇴직 후 IRP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계좌를 만들었으니 끝’이 아니라 현재 어떤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 1% 차이를 무시하기 어려운 이유

퇴직자금은 운용기간이 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매년 발생하는 작은 수익률 차이도 장기간 누적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높은 기대수익률을 얻으려고 무조건 위험한 자산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은퇴가 가까운 사람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의 위험 감수 수준은 같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IRP가 어디에 투자돼 있는지도 모른 채 오랫동안 방치하지 않는 것이다.

세금 몇십만원을 아끼는 데 집중하면서 수천만원의 퇴직자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는다면 순서가 뒤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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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과 IRP는 같은 것일까

두 상품 모두 노후 준비에 활용되는 연금계좌라 자주 함께 언급된다. 하지만 동일한 상품은 아니다.

국세청도 연금저축계좌와 퇴직연금계좌를 구분하고 있으며, IRP는 퇴직연금계좌의 하나로 분류한다. 개인이 별도로 납입하는 금액 등에 대해서는 일정 요건 아래 세액공제 제도도 연결돼 있다.

퇴직급여가 들어온 IRP에는 회사에서 받은 퇴직급여뿐 아니라 개인이 추가 납입한 자금과 운용수익 등이 함께 존재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돈을 인출할 때는 계좌 안에 어떤 재원의 돈이 들어 있는지도 중요해질 수 있다.

IRP를 중간에 깨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

퇴직금을 받은 뒤 IRP를 바로 해지하려 한다면 먼저 필요한 현금 규모부터 계산하는 편이 좋다.

5000만원이 들어왔다고 반드시 전액을 당장 소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출 상환에 2000만원이 필요하고 나머지 자금을 노후용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IRP의 인출 가능 여부와 방법은 법령상 요건과 계좌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국세청도 IRP의 해지·인출 가능 여부 자체는 퇴직급여 관련 법령의 영역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큰 금액을 움직이기 전에는 가입 금융회사에서 인출 가능 여부와 세금, 실제 수령액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퇴직 직전이라면 세 가지 숫자를 확인하자

첫 번째는 예상 퇴직급여다. 회사에서 받을 퇴직금이 실제로 얼마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예상 퇴직소득세다. 국세청의 퇴직소득세 계산 구조에서도 근속연수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단순히 퇴직금에 일정 세율을 곱해서 계산하는 방식은 아니다.

세 번째는 은퇴 직후 필요한 현금이다. 앞으로 1~2년 동안 생활비가 얼마나 필요한지, 갚아야 할 대출이 있는지, 다른 연금이나 소득이 언제부터 들어오는지를 같이 확인해야 한다.

이 세 숫자를 놓고 보면 ‘일시금이냐 연금이냐’라는 질문도 훨씬 현실적으로 바뀐다.

퇴직금은 마지막 월급이 아니다

직장생활을 끝내고 수천만원의 돈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큰 보너스를 받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퇴직금의 성격은 다르다. 앞으로 월급이 들어오지 않는 기간을 버텨야 할 자금이면서 동시에 수십 년의 은퇴생활에 사용할 자산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퇴직금에서는 얼마나 받느냐만큼 받은 다음 어떻게 보관하고, 운용하고, 인출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IRP를 바로 해지하는 것이 무조건 손해라고 할 수도 없고 연금으로 오래 받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정답이라고 할 수도 없다. 세금뿐 아니라 부채와 생활비, 다른 노후자산까지 함께 봐야 하기 때문이다.

퇴직금 5000만원을 받았다면 첫 번째 질문은 ‘어디에 쓸까’가 아닐 수 있다.

“이 돈 가운데 지금 필요한 돈은 얼마이고, 노후까지 가져갈 돈은 얼마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정한 뒤 IRP와 세금을 살펴보는 것이 순서다.

v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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