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높아도 상장폐지…액티브 ETF ‘상관계수 0.7’ 논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상관계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폐지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투자 전략을 통해 비교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이 액티브 ETF의 핵심 특징이지만, 기초지수와의 움직임이 일정 수준 이상 유사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오히려 상품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익률이 양호한 상품까지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되면서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규정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커지고 있다.
액티브 ETF란 무엇인가
액티브 ETF는 특정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일반적인 패시브 ETF와 달리 운용역의 판단에 따라 편입 종목과 비중을 조정하는 상품이다.
기초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종목을 선택하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같은 산업에 투자하는 ETF라도 액티브 ETF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의 비중을 높이거나 상대적으로 전망이 좋지 않은 종목을 줄이는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액티브 ETF는 패시브 ETF보다 운용 전략의 자유도가 높은 대신 운용 결과에 따라 수익률 차이도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운용 전략의 자유도가 높은 액티브 ETF에도 기초지수와 일정 수준의 연관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규정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상관계수 0.7이 중요한 이유
상관계수는 두 자산이나 지수가 얼마나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우면 두 대상이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0에 가까우면 움직임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없다는 의미다. 반대로 음수에 가까워지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가 일정 기준 이상 유지돼야 한다.
액티브 ETF의 경우 상관계수가 0.7 미만인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상장폐지 사유가 될 수 있다.
패시브 ETF에 적용되는 상관계수 기준보다 낮은 수준을 적용하는 것은 액티브 ETF의 운용 자율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운용사가 적극적으로 종목을 교체할수록 비교지수와의 움직임이 달라질 가능성도 커진다.
결국 액티브 ETF의 운용 자율성과 상품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규정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는 셈이다.
높은 수익률에도 상장폐지
최근 논란이 커진 대표적인 사례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액티브 ETF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 ETF’가 상관계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고 예고했다.
해당 상품은 최근 1년 동안 약 37.8%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비교지수보다 약 8%포인트 높은 성과를 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높은 성과를 기록한 상품이 왜 상장폐지되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하지만 상관계수는 수익률의 높고 낮음을 평가하는 지표가 아니다.
ETF가 비교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더라도 주가 움직임이 비교지수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다면 상관계수는 높게 유지될 수 있다.
반대로 ETF 수익률 자체가 좋더라도 운용 과정에서 편입 종목과 비중이 크게 달라져 비교지수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면 상관계수가 낮아질 수 있다. 즉 높은 수익률과 높은 상관계수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최근 액티브 ETF 상장폐지 이어져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일부 액티브 ETF에서도 상관계수 요건 미충족으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사례가 있었다.
이들 상품 가운데는 비교지수보다 상당히 높은 초과수익을 기록한 상품도 포함됐다.
특히 특정 산업이나 테마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액티브 ETF는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크게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 전체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시기보다 특정 종목이나 업종만 강하게 움직이는 시장에서는 액티브 ETF와 비교지수 사이의 움직임 차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최근처럼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특정 업종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환경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운용사들은 규정 완화 요구
운용업계에서는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규정을 완화하거나 폐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액티브 ETF의 가장 큰 특징은 운용사가 시장 상황과 종목 전망에 따라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있는데, 비교지수와 일정 수준 이상의 상관관계를 유지하도록 요구하면 운용 전략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대형 운용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액티브 ETF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독창적인 투자 전략이나 특정 산업에 집중하는 상품을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상황에서 상관계수 규정이 운용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도 국내 액티브 ETF가 해외 시장과 비교해 운용 전략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취지의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해외 일부 시장에서는 액티브 ETF가 특정 지수를 반드시 따라가야 한다는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완전한 액티브 ETF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제도 개선 추진
금융당국 역시 액티브 ETF 시장의 제도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앞서 지수와의 연동 요건이 없는 완전한 액티브 ETF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완전한 액티브 ETF가 도입되면 운용사가 특정 비교지수의 움직임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자유롭게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다만 ETF는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라는 점에서 투자자 보호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상품의 운용 전략이 지나치게 복잡해지거나 투자자가 ETF가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질 경우 투자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상품의 투자 대상과 위험 수준을 투자자에게 명확하게 알리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상장폐지를 어떻게 봐야 하나
액티브 ETF 투자자라면 상장폐지 결정 자체보다 그 이유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상장폐지가 결정됐다고 해서 곧바로 투자금 전액을 잃는 것은 아니다.
ETF가 상장폐지되는 경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상품이 청산되고, 투자자는 보유한 ETF의 순자산가치 등을 기준으로 청산금을 지급받게 된다.
다만 상장폐지 과정에서 거래가 정지될 수 있고 일반적인 주식이나 ETF처럼 자유롭게 사고팔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액티브 ETF에 투자할 때는 단순히 최근 수익률만 확인하기보다 비교지수, 운용 전략, 편입 종목, 순자산 규모, 거래량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장기간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이라도 운용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면 향후 상관계수 요건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액티브 ETF 시장의 다음 과제
액티브 ETF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운용사의 자율성과 투자자 보호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상관계수 규정은 ETF가 당초 제시한 투자 전략과 지나치게 다른 방향으로 운용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반면 액티브 ETF의 차별화된 운용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상품 자체의 장점이 약화될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시장의 업종별 차별화가 커지는 환경에서는 액티브 ETF가 비교지수와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앞으로 금융당국이 완전한 액티브 ETF를 도입할 경우 기존 상관계수 규정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중요한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수익률보다 운용 구조 확인해야
액티브 ETF의 상장폐지 논란은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이유만으로 상품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상관계수가 낮아졌다고 해서 해당 ETF의 투자 성과가 나쁘다는 뜻도 아니다.
수익률과 상관계수는 서로 다른 지표이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자는 액티브 ETF를 선택할 때 수익률뿐 아니라 비교지수와의 관계, 운용 전략, 편입 종목과 위험 수준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액티브 ETF 시장이 확대될수록 운용사에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고, 금융당국에는 투자자 보호와 운용 자율성을 동시에 고려한 제도 정비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액티브 ETF가 상관계수 규정 때문에 상장폐지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관련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향후 완전한 액티브 ETF 도입과 함께 상관계수 규정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v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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