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처럼 사고파는 ‘조각투자’ 온다…11월 신종증권 시장 열린다

음원 저작권과 미술품, 영화,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여러 투자자가 나눠 투자하는 ‘조각투자’가 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들어온다. 한국거래소가 오는 11월 신종증권 시장을 개설할 계획을 밝히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상품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전망이다.
신종증권은 기존 주식이나 채권처럼 기업의 지분이나 채무를 직접 나타내는 상품과 달리, 수익이 발생하는 자산이나 권리를 기초로 만들어진 증권을 말한다. 하나의 자산에 투자자 여러 명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금융상품과 차이가 있다.
11월부터 제도권 시장에서 거래
한국거래소는 신종증권 시장을 오는 11월 16일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설에 앞서 10월부터 약 6주간 모의거래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투자상품 승인 일정 등에 따라 실제 개설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그동안 조각투자 상품은 주로 민간 플랫폼을 통해 거래돼 왔다. 투자자가 특정 플랫폼에 가입한 뒤 음원 저작권이나 미술품, 부동산 등의 수익권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신종증권 시장이 개설되면 이러한 상품이 거래소를 통한 제도권 시장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것처럼 거래소에서 신종증권을 매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다.
조각투자란 무엇인가
조각투자는 하나의 자산을 여러 투자자가 나눠 보유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수십억 원 규모의 미술품이나 부동산이 있다면 한 사람이 전체 자산을 구매하기에는 투자금 부담이 크다. 조각투자는 이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권리를 여러 투자자에게 나눠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음원 저작권 역시 비슷하다. 특정 음원에서 발생하는 저작권료를 기초자산으로 만들어 여러 투자자가 해당 수익에 참여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은 기존에는 고액 자산가나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자산에 개인투자자가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투자금액이 작다고 해서 위험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기초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상보다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 있다.
거래소 상장으로 달라지는 점
신종증권 시장이 개설되면 가장 큰 변화는 거래 환경이다.
현재 일부 조각투자 상품은 민간 플랫폼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투자자가 상품을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이 제한적이다. 거래소 시장이 만들어지면 보다 표준화된 거래 환경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특히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상품은 가격 형성과 거래 과정이 비교적 명확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모든 신종증권이 주식처럼 활발하게 거래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투자자 수가 충분하지 않거나 기초자산에 대한 관심이 낮으면 거래량이 적어 원하는 가격에 매매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이 개설된 이후에는 상품의 종류뿐 아니라 실제 거래량과 유동성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점을 봐야 하나
신종증권에 투자할 때는 무엇보다 기초자산이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식은 기업의 실적과 재무상태, 산업 전망 등을 살펴볼 수 있지만 신종증권은 상품에 따라 투자 판단 기준이 달라진다.
음원 저작권을 기초로 한 상품이라면 해당 음원의 수익 구조와 과거 저작권료 등을 살펴봐야 한다. 미술품이라면 작품의 가치와 시장 수요가 중요하고,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다면 임대수익과 자산 가치 등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수익이 발생한다고 해서 일정한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기초자산에서 실제 수익이 발생해야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익도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상품 설명서에 제시된 수익 구조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동성도 중요한 변수
조각투자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유동성 확보도 중요하다.
주식은 거래 참여자가 많기 때문에 원하는 시점에 매수하거나 매도하기 상대적으로 쉽다. 반면 신종증권은 초기 시장에서 거래 참여자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상품에 투자한 뒤 매도하고 싶어도 매수자가 부족하면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예상 수익률만 보는 것보다 거래량과 매매 가능성, 수수료, 만기 여부, 중도 매도 조건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자리 잡을까
신종증권 시장의 출범은 국내 자본시장에도 새로운 투자상품을 추가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존 주식이나 채권, 펀드와 다른 방식으로 실물자산이나 권리에 투자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난다.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식과 ETF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에서 다양한 대체자산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시장 초기에는 상품 종류와 거래량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제도권 시장이 만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투자자 보호 역시 중요한 과제다. 기초자산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게 제공되는지, 상품의 위험성이 투자자에게 제대로 설명되는지, 거래 과정에서 가격이 적정하게 형성되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개인투자자 선택지는 넓어지지만
신종증권 시장이 안정적으로 정착한다면 국내 개인투자자의 투자 선택지는 한층 넓어질 수 있다.
주식처럼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뿐 아니라 특정 자산이나 권리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투자하는 방식이 제도권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투자상품이 등장할수록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정보도 많아진다. 높은 수익률이나 새로운 투자 방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기초자산의 가치와 수익 발생 구조, 거래 가능성, 손실 위험 등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결국 신종증권 시장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다양한 상품이 상장되느냐뿐 아니라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거래 환경과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거래소가 추진하는 11월 신종증권 시장 개설은 국내 조각투자 시장이 민간 플랫폼 중심에서 제도권 자본시장으로 한 단계 이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자산을 기반으로 한 신종증권이 등장하고 실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을지 주목된다
v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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