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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3조원대 기술수출…비만 신약 하나가 ‘23억달러’ 된 이유

vik 읽는 시간 약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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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대형 기술수출 계약이 나왔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 중인 비만·대사질환 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제약사 로슈그룹의 자회사 제넨텍에 기술수출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23억달러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3조원대에 이르는 규모로, 한미약품의 단일 후보물질 기술수출 가운데 최대급 계약이다.

이번 계약의 대상은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 HM17321이다. 비만뿐 아니라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등 대사질환 치료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짚어봐야 할 부분이 있다. 23억달러 기술수출이라고 해서 한미약품 통장에 23억달러가 한꺼번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술수출 계약은 계약금과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금액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계약 역시 실제 한미약품이 언제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계약 구조를 함께 살펴봐야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23억달러 계약, 당장 받는 돈은 얼마일까

한미약품이 이번 계약 체결과 함께 받는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은 1억9000만달러다.

나머지는 HM17321의 임상개발과 규제당국의 허가, 상업화 등 단계별 목표를 달성할 때 지급되는 마일스톤으로 구성된다. 제품이 실제 출시된 이후에는 매출에 따른 별도의 로열티도 받을 예정이다.

따라서 최대 23억달러라는 숫자는 계약이 계획대로 진행돼 정해진 조건을 모두 달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규모를 의미한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에 실패하거나 개발이 중단되면 일부 마일스톤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반대로 임상과 허가, 상업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단계별 수익이 현실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계약을 볼 때는 총계약 규모와 함께 선급금, 마일스톤, 로열티를 구분해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넨텍은 왜 HM17321을 선택했나

HM17321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비인크레틴 계열의 장기 지속형 UCN2 유사체다.

최근 비만치료제 시장의 중심에는 GLP-1 계열 치료제가 있다. 높은 체중 감량 효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체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지방뿐 아니라 제지방량이 함께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은 계속 연구되고 있는 부분이다.

한미약품은 HM17321을 체중 감량과 함께 근육 보존을 겨냥하는 후보물질로 개발하고 있다. 기존 치료제와 다른 작용 방식을 활용해 차별화된 비만·대사질환 치료제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비임상 연구에서는 단독 투여뿐 아니라 GLP-1 계열 치료제와 병용했을 때의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하고 있다. 현재는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제넨텍이 단순히 하나의 비만치료제를 추가하는 것보다 기존 GLP-1 치료제와 다른 기전의 후보물질을 확보했다는 점이 이번 계약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기술수출하면 신약은 누구 것이 될까

이번 계약으로 모든 권리가 제넨텍에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제넨텍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HM17321을 개발하고 제조·상업화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확보한다. 한미약품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임상 1상을 완료하고 이후 임상 2상부터는 제넨텍이 개발을 주도할 예정이다.

이런 방식의 기술수출은 국내 바이오기업이 신약 후보물질을 직접 전 세계에서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과는 다른 전략이다.

신약 하나를 상용화하려면 대규모 임상시험과 각국의 허가 절차, 생산시설과 글로벌 판매망까지 필요하다. 개발 후기 단계로 갈수록 투입되는 비용도 크게 증가한다.

국내 기업이 초기 연구와 임상에서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입증한 뒤 글로벌 제약사에 개발권을 이전하면 이후 개발 부담을 나누면서 계약금과 마일스톤,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초기 단계부터 모든 후보물질을 직접 개발하는 대신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외부에서 확보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수 있다.

3조원이 매출로 바로 잡히지 않는 이유

대형 기술수출 소식이 나오면 기업 실적에도 즉시 수조원이 반영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번 계약에서 확정적으로 지급되는 선급금은 1억9000만달러다. 최대 23억달러 가운데 상당 부분은 앞으로 임상과 허가, 상업화 단계가 진행돼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계약 규모 자체와 기업의 당장 발생하는 매출·현금흐름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반대로 선급금의 규모는 해당 기술에 대한 상대방의 평가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은 개발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계약 체결에 따라 지급되기 때문이다.

다만 기술수출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후보물질의 상업적 성공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임상시험과 규제당국 허가라는 중요한 과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 바이오산업에는 어떤 의미일까

이번 계약은 한미약품 한 회사의 성과를 넘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약 개발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글로벌 신약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하려면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특히 임상 단계가 높아질수록 필요한 환자 수와 개발비가 증가하면서 국내 기업이 모든 위험을 혼자 부담하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을 확보한 뒤 글로벌 제약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계약 상대가 로슈그룹의 제넨텍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제넨텍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를 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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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약이 최종적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낼지는 앞으로의 임상 결과에 달려 있다.

현재 HM17321은 아직 임상 초기 단계다. 임상 1상을 거쳐 효능과 안전성을 추가로 확인하고 이후 임상과 허가 절차를 통과해야 실제 의약품으로 판매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도 23억달러 계약이라는 숫자만 확인하기보다 후보물질의 임상 단계와 선급금 규모, 마일스톤 조건, 향후 개발 진행 상황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미약품의 이번 계약은 한국에서 개발된 하나의 신약 후보물질이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기술수출의 진짜 성공 여부는 계약을 체결한 날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HM17321이 앞으로 임상과 허가를 통과해 실제 의약품으로 출시되고, 계약에 포함된 마일스톤과 로열티가 현실화될 때 그 경제적 가치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v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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