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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3.2%인데 취업자는 11만명…경기가 좋아져도 일자리 안 느는 이유

vik 읽는 시간 약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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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불과 1년 사이 **1.6%에서 3.2%**까지 올라왔다.

그런데 일자리 전망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전망은 11만명에 그쳤다. 지난해 8월 성장률을 1.6%로 예상했을 때와 같은 수준이다.

경제가 예상보다 두 배 빠르게 성장하는데 왜 일자리는 그만큼 늘어나지 않는 걸까. 그 배경에는 올해 한국 경제를 끌어올리고 있는 산업이 어디인지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1년 사이 성장률 전망 1.6%에서 3.2%로

KDI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지난 1년 동안 계속 높아졌다. 지난해 8월 **1.6%**였던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1.8%, 올해 2월 1.9%, 5월 2.5%를 거쳐 이달 **3.2%**까지 올라왔다.

특히 최근 변화가 크다. KDI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올해 성장률을 2.5%로 전망했지만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이를 3.2%로 0.7%포인트 상향했다.

성장률을 끌어올린 가장 큰 힘은 반도체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강해지면서 수출과 기업의 설비투자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KDI는 성장률 전망을 0.7%포인트 높인 것 가운데 약 0.6%포인트가 반도체와 관련 설비투자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3.2%의 절반 이상이 반도체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했다.

수출은 8.7% 늘지만 취업자는 11만명

반도체 호황의 영향은 다른 경제지표에서도 확인된다. KDI는 올해 상품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8.7%, 설비투자 증가율은 7.9%로 높였다.

반면 고용 전망은 오히려 낮아졌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올해 취업자 수가 17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11만명으로 6만명 하향 조정했다.

지난 1년 전체를 놓고 보면 차이가 더욱 분명하다. 경제성장률 전망은 1.6%에서 3.2%로 두 배가 됐지만 취업자 증가 전망은 지난해 8월에도 11만명, 이번에도 11만명이다.

경제성장률과 일자리가 반드시 같은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경제성장률은 한 나라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부가가치가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보여준다. 기업이 생산량을 늘리고 수출을 확대하거나 대규모 설비투자를 하면 고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더라도 GDP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반도체가 잘돼도 일자리가 크게 안 느는 이유

올해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핵심적인 이유는 반도체 산업의 고용 구조에 있다.

반도체는 공장을 짓고 첨단 장비를 도입하는 데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산업이다. 생산과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지만 매출이나 생산량 증가만큼 고용 인원이 같은 비율로 늘어나는 산업은 아니다.

KDI 역시 성장의 성과가 고용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도체 부문에 집중돼 전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음식점이나 숙박업처럼 매출이 증가하면 추가 인력이 필요한 서비스업과는 구조가 다르다. 반도체 기업은 생산능력을 확대할 때 사람뿐 아니라 생산라인과 첨단 제조장비, 자동화 시스템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다.

따라서 반도체 수출액이 크게 늘어 국가 전체 GDP를 끌어올려도 그 효과가 곧바로 수십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을 흔히 고용 없는 성장이라고 부른다. 경제는 성장하지만 고용 증가가 상대적으로 제한되면서 경제지표와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이다.

성장률 올랐는데 체감경기는 왜 다를까

일자리가 충분히 늘어나지 않으면 경제성장률이 높아져도 가계가 느끼는 경기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기업의 수출과 투자가 증가해 GDP가 커지더라도 그 성과가 임금과 고용을 통해 가계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지 않는다면 소비자가 느끼는 경제 상황은 성장률 숫자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DI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2.3%로 전망했다. 이전 전망보다 불과 0.1%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반도체 중심의 높은 성장세에 비하면 소비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하다.

건설업 부진도 영향을 미친다. 건설업은 반도체와 달리 현장에서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고용 밀집 산업이다. 건설경기가 좋지 않으면 전체 성장률이 높아지더라도 일자리 증가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실질임금 상승세와 서비스업 고용, 기업들의 채용 움직임까지 함께 봐야 한다. 결국 사람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GDP 성장률 하나보다 고용·임금·소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성장률 3.2%보다 함께 봐야 할 숫자

올해 경제성장률 **3.2%**는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특히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가 성장의 강력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성장의 내용도 중요하다. 특정 산업이 경제 전체의 성장을 강하게 이끌 경우 해당 산업의 성과가 다른 산업과 가계로 얼마나 확산되는지에 따라 실제 체감경기는 달라질 수 있다.

KDI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 전망을 11만명으로 낮췄지만 내년에는 20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경기가 개선되면서 반도체 중심의 경기 호조가 다른 영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반영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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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성장률 숫자가 더 높아지는지만이 아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취업자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기업들이 실제 채용을 확대하는지, 임금과 민간소비가 함께 개선되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올해처럼 반도체·수출·설비투자가 성장을 주도하는 시기에는 높은 GDP 성장률과 국민이 느끼는 경기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성장의 효과가 일자리와 소득으로 연결돼야 가계도 경기 회복을 체감할 수 있다.

올해 한국 경제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경제성장률이 3.2%까지 높아졌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성장한 3.2%가 얼마나 많은 일자리와 가계소득으로 이어지는지가 앞으로 체감경기의 방향을 결정할 또 하나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v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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