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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부족하다는데 왜 미분양은 생길까? 주택 공급과 수요가 엇갈리는 이유

vik 읽는 시간 약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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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부족해서 집값이 오른다”는 이야기를 듣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미분양 주택이 쌓이고 있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한쪽에서는 아파트가 부족하다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새로 지은 집이 팔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처음 들으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주택시장에서 말하는 ‘공급 부족’과 ‘미분양 증가’는 동시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집은 똑같은 상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필요한 아파트가 부족하다고 해서 다른 지역에 남아 있는 아파트를 가져올 수는 없습니다. 같은 지역에서도 가격과 입지, 면적, 교통 여건이 달라지면 사람들이 원하는 집과 실제 공급된 집 사이에 차이가 생깁니다.

부동산 뉴스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전국에 집이 몇 채 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어디에, 어떤 집이, 얼마에 공급되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집이 남는데도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

일반적인 상품은 한 지역에 물건이 남으면 필요한 곳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어떤 제품이 부족하고 부산에서 많이 남는다면 물류를 통해 서울로 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주택은 다릅니다. 부산에 지어진 아파트를 서울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직장과 학교, 교통, 생활 인프라 때문에 서울에 살고 싶다고 해서 다른 지역의 빈집이 서울의 주택 부족을 해결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이 부동산 시장을 이해할 때 지역을 나눠서 봐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전국의 주택 수가 충분하더라도 사람들이 몰리는 특정 지역에서 원하는 주택이 부족하면 그 지역에서는 공급 부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상황은 달라집니다. 지하철역과 가까운 신축 아파트와 외곽에 위치한 오래된 주택은 모두 한 채의 집이지만 수요자에게는 같은 상품이 아닙니다.

결국 부동산에서 공급은 단순히 ‘집 몇 채’라는 숫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새 아파트인데 왜 사람들이 사지 않을까

그렇다면 새로 지은 아파트가 팔리지 않는 미분양은 왜 생길까요?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가격입니다. 사람들이 그 지역에서 새 아파트를 원한다고 해도 분양가격이 구매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높다면 계약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주변에서 비슷한 조건의 기존 아파트가 5억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새 아파트가 7억원에 분양된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신축이라는 장점이 있더라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너무 크다고 판단하면 수요자는 청약이나 계약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입지도 중요합니다. 교통망이나 직장 접근성, 학교와 상권 등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이 부족하다면 새 아파트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한 수요가 생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금리와 대출 여건도 영향을 줍니다. 같은 가격의 아파트라도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매달 부담해야 하는 원리금이 커집니다.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은 존재하지만 실제로 살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드는 것입니다.

경제학에서는 단순히 사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수요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가격을 실제로 지불할 능력까지 있어야 시장의 수요로 이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짓느냐보다 어디에 짓느냐다

정부나 건설사의 주택 공급 계획이 발표되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숫자가 공급 물량입니다. 몇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숫자가 크면 주택 부족이 상당 부분 해결될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급량만큼 중요한 것이 공급되는 위치입니다. 주택 수요가 강한 곳과 실제 주택이 공급되는 곳이 다르면 전체 공급량은 증가해도 특정 지역의 부족 현상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과 교통망이 집중된 지역에 사람들이 계속 모이는데 신규 주택은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로 공급될 수 있습니다. 통계에서는 주택이 늘었지만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의 선택지는 크게 늘지 않은 셈입니다.

그래서 부동산에서는 ‘공급이 얼마나 늘었는가’ 다음에 ‘어디에 공급됐는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어떤 주택인지,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까지 살펴보면 공급 상황을 훨씬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택 공급과 수요가 지역별로 크게 엇갈릴수록 한쪽에서는 청약 경쟁이 치열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미분양이 늘어나는 모습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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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숫자도 모두 같은 의미는 아니다

미분양 주택이 늘었다는 뉴스가 나오면 곧바로 전국의 주택 수요가 무너졌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미분양 역시 어느 지역에서 발생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수요가 약한 일부 지역에 미분양이 집중되어 있다면 전국 미분양 숫자가 증가하더라도 인기 지역의 공급 부족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요가 강했던 지역까지 미분양이 빠르게 늘어난다면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여지가 커집니다.

미분양이 언제 발생했는지도 중요합니다. 분양을 시작했지만 계약자를 모두 찾지 못한 주택과 건물이 완공된 뒤에도 팔리지 않은 주택은 의미가 다릅니다.

특히 준공 이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주택이 계속 쌓이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공사를 마쳤는데 분양대금을 충분히 회수하지 못하면 자금 흐름이 나빠질 수 있고,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분양 통계를 볼 때는 전체 숫자 하나보다 지역과 증가 속도, 준공 여부 등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부동산에서 ‘몇 채’보다 먼저 봐야 하는 것

주택시장은 하나의 거대한 전국 시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지역 시장이 연결된 구조에 가깝습니다. 같은 시기에도 어떤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집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다른 지역에서는 새 아파트가 주인을 찾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국에 집이 남으니 공급 부족은 아니다’라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반대로 ‘서울 집값이 오르니 전국적으로 집이 부족하다’고 해석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주택 공급 뉴스를 볼 때는 공급 물량 하나에서 멈추지 않고 세 가지를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어디에 공급되는지, 사람들이 원하는 주택인지, 그리고 수요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미분양도 마찬가지입니다. 숫자가 늘었다는 사실보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주택이 왜 팔리지 않는지를 확인하면 시장의 상황이 훨씬 선명하게 보입니다.

결국 주택시장의 핵심은 집이 많으냐 적으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필요한 집과 실제로 공급된 집이 서로 맞아야 합니다.

다음에 ‘주택 공급 부족’과 ‘미분양 증가’라는 뉴스가 동시에 나온다면 모순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지금 부족하다는 집과 남아 있다는 집은 정말 같은 집일까요?

vik

v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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