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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는 여러 종목을 담는데 왜 손실이 날까? 분산투자가 위험을 줄이는 원리

vik 읽는 시간 약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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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를 처음 접하면 가장 자주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분산투자’입니다. 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 여러 기업을 한꺼번에 담는 ETF에 투자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실제 시장에서는 S&P500이나 코스피200처럼 많은 종목을 담은 ETF도 크게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했는데도 손실이 발생하는 이유는 분산투자가 모든 위험을 없애주는 방법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 종목을 담으면 특정 기업 때문에 큰 손실을 볼 위험은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침체나 금리 상승처럼 시장 전체를 흔드는 충격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ETF를 이해하려면 단순히 몇 종목을 담았는지가 아니라 어떤 위험을 나누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한 회사에 투자할 때 생기는 위험을 나눌 수 있다

한 기업의 주식에만 투자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그 회사가 좋은 제품을 내놓고 실적이 크게 좋아지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경영에 문제가 생기거나 경쟁에서 밀리면 투자금 전체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특정 기업에서 발생하는 위험은 여러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어느 정도 나눌 수 있습니다. 100개 기업을 비교적 고르게 담고 있다면 그중 한 기업의 주가가 크게 떨어져도 전체 투자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충격도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습니다.

ETF가 분산투자의 대표적인 도구로 활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기업이 가장 성공할지 정확히 맞히기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기업을 함께 보유해 한 회사에 투자 위험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을 줄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기업을 여러 곳으로 나눠 담았다고 해서 투자자가 마주하는 모든 위험까지 나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 전체가 떨어지면 ETF도 함께 흔들린다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빠지거나 금리가 크게 오르면 한두 기업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서 여러 산업의 실적 전망이 동시에 나빠질 수 있습니다.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발생해 투자자들이 주식을 한꺼번에 팔기 시작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수십 개나 수백 개 종목을 보유한 ETF도 함께 하락할 수 있습니다. 기업별 위험은 나눴지만 시장 전체가 받는 충격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ETF는 안전하다’고 단순하게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ETF는 구성 방식에 따라 특정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지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상품은 아닙니다.

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ETF라면 주식시장이 성장할 때 그 성과를 함께 가져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장 전체가 하락한다면 그 하락 역시 피하기 어렵습니다. 분산투자의 목적은 손실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잘못된 선택이 전체 투자자산을 크게 흔들 가능성을 낮추는 데 더 가깝습니다.

종목이 100개라고 위험도 100곳으로 나뉘는 것은 아니다

ETF에 들어 있는 종목이 많다면 분산도 잘되어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종목의 개수와 실제 위험의 분산 정도가 항상 같은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여러 반도체 기업을 담은 ETF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기업은 여러 곳이지만 모두 반도체 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 여러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지만, 업황이 나빠지면 관련 종목이 동시에 하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정 국가에 집중된 ETF도 비슷합니다. 여러 산업과 기업을 담고 있더라도 해당 국가의 경기와 환율, 정책 변화가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면 많은 종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ETF 안에서 일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중요합니다. 100개 종목을 담고 있어도 상위 몇 개 기업의 비중이 매우 높다면 실제 투자 결과는 이들 기업의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ETF 이름 옆에 표시된 종목 수만 보고 분산 정도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기업과 산업을 담고 있는지, 특정 국가에 얼마나 집중되어 있는지, 상위 종목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까지 살펴봐야 실제 위험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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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ETF라도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ETF라는 이름 아래에는 매우 다양한 상품이 있습니다. 시장 전체를 넓게 추종하는 상품이 있는가 하면 반도체나 AI, 바이오처럼 특정 산업이나 테마에 집중하는 상품도 있습니다.

시장 전체에 넓게 투자하는 ETF는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서 발생한 충격을 다른 영역이 일부 완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특정 산업에 집중된 ETF는 해당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업황이 나빠지면 관련 기업들이 동시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커집니다.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처럼 일반적인 시장지수 ETF와 작동 방식 자체가 다른 상품도 있습니다. 여러 종목을 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ETF의 위험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ETF라는 상품 이름이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입니다. 어떤 지수를 추종하고, 어떤 방식으로 종목을 선정하며,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얼마나 집중되어 있는지를 알아야 상품의 성격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ETF를 볼 때 수익률보다 먼저 확인할 것

ETF를 고를 때 최근 수익률부터 확인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많이 오른 상품이 앞으로도 같은 수익을 낸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수익률을 보기 전에 이 ETF가 어디에 투자하는 상품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어떤 지수를 추종하는지 살펴보고 그 지수에 포함된 국가와 산업, 주요 기업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어 상위 종목의 비중을 보면 실제 투자자산이 얼마나 특정 기업에 집중되어 있는지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산과 얼마나 겹치는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 이름이 다른 ETF 두 개를 샀더라도 주요 구성 종목이 비슷하다면 ETF 개수만 늘었을 뿐 실제 위험은 같은 곳에 집중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분산투자는 무조건 많은 종목을 사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과를 좌우하는 위험이 한 기업이나 한 산업, 한 국가에 지나치게 몰리지 않도록 나누는 것이 핵심입니다.

ETF는 이런 분산투자를 비교적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도구입니다. 하지만 어떤 ETF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실제 분산 정도와 투자자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은 크게 달라집니다.

앞으로 ETF를 볼 때 ‘몇 종목이 들어 있나?’에서 멈추지 않고 한 가지 질문을 더 해볼 수 있습니다.

이 ETF에는 종목만 여러 개 들어 있는 걸까요, 아니면 위험도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는 걸까요?

v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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