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직원 성과급 급증…CEO보다 보수 높은 이유

국내 증시가 활기를 보이면서 증권사 직원들의 성과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일부 증권사 직원이 수십억원대의 보수를 받은 데 이어 한 직원의 상반기 보수가 227억원을 넘어서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회사 최고경영자(CEO)보다 일반 직원의 보수가 훨씬 높은 경우도 나오면서 증권업계의 성과보수 구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증권사 직원의 높은 보수는 일반적인 급여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 주식 위탁영업과 자산관리(WM), 세일즈·트레이딩(S&T) 등 실적과 직접 연결되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의 경우 회사에 기여한 성과에 따라 상여금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 거래가 활발해지면 주식 거래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익, 금융상품 판매 및 운용 성과 등이 증가하면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지급되는 성과보수도 커질 수 있다.
상반기에만 227억원 받은 증권사 직원
올해 상반기 증권업계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은 직원은 유안타증권의 이종석 리테일 전담 이사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이사는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 227억2,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 가운데 급여는 1,300만원, 기타 근로소득은 500만원 수준이었으며 대부분의 보수가 상여금으로 구성됐다. 상여금 규모만 약 2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유안타증권의 뤄즈펑 대표가 받은 보수가 9억2,900만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상당하다. 이종석 이사의 상반기 보수는 대표이사 보수의 24배를 넘는 수준이다.
다만 이 같은 금액을 일반적인 증권사 직원의 연봉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해당 보수 대부분이 고정급이 아니라 영업 실적과 연동된 성과보수라는 점이 핵심이다.
주식 위탁영업이 성과보수 좌우
이종석 이사는 주식 위탁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주식 위탁영업은 고객의 주식 거래를 중개하고 거래 규모와 실적 등에 따라 회사에 수익을 발생시키는 업무다.
증시 거래가 활발해지면 투자자들의 매매가 증가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증권사의 관련 수익도 늘어날 수 있다. 영업 성과가 높은 직원에게는 회사의 보상체계에 따라 상당한 수준의 성과보수가 지급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직급 자체보다 실제 영업 성과가 보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임원이나 CEO보다 특정 영업직원의 보수가 높아지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거래가 급증하는 시기에는 리테일 영업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성과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고액 보수 기록했던 직원
이종석 이사는 올해 처음 고액 보수를 받은 인물이 아니다. 2024년에는 83억3,200만원, 2025년에는 74억3,2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도 업계에서 대표적인 고액 보수자로 꼽혔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200억원을 넘어섰다. 증시 상황과 영업 실적에 따라 성과보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증권업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난 사례다.
유안타증권에서는 이종석 이사 외에도 박환진 리테일 전담 이사가 59억5,600만원, 박종만 리테일 전담 이사가 47억9,700만원을 각각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회사에서 여러 직원이 수십억원대의 보수를 받은 것은 올해 증권업계에서 성과보수가 얼마나 크게 확대됐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른 증권사에서도 수십억원대 보수
고액 보수는 유안타증권에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신한투자증권의 이정민 패밀리오피스 광화문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28억3,6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WM 부문에서도 성과에 따른 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키움증권의 홍완기 상무는 25억5,400만원을 받았다. 주식대차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파생상품 운용 등의 성과가 보수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증권에서는 고영진 그로스파이낸스실장이 21억5,700만원을 받아 회사 내 최고 보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올해 증권업계의 고액 보수는 특정 업무 하나에만 집중된 것이 아니다. 주식 위탁영업과 자산관리, 세일즈·트레이딩 등 시장 상황과 직접 연결되는 다양한 부문에서 높은 성과보수가 나타났다.
CEO보다 직원 보수가 높은 이유
일반적으로 기업의 CEO는 가장 높은 수준의 보수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증권사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증권사의 영업직과 운용직 가운데 일부는 자신의 성과가 회사의 수익과 직접 연결된다. 고객의 거래를 유치하거나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투자 및 운용에서 높은 성과를 내면 그 결과가 성과보수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CEO의 보수는 기본급과 상여금, 장기성과보상 등 여러 요소로 구성되며 단기간의 특정 영업 실적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한 해 동안 특정 영업직원이 매우 높은 성과를 기록하면 CEO보다 많은 보수를 받는 상황이 가능하다.
이는 증권업계가 일반적인 제조업이나 사무직 중심 기업과 다른 보상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증시 호황이 성과보수 늘린 배경
올해 증권사 직원들의 성과보수가 크게 증가한 배경에는 국내 증시의 활황이 자리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면 투자자들의 거래가 증가하고 증권사의 위탁매매 관련 수익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주식 거래뿐 아니라 ETF와 파생상품, 자산관리 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거래대금이 증가하면 리테일 영업을 담당하는 직원의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영업 성과가 좋아질수록 직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성과보수 규모도 커질 수 있다. 결국 증시 활황이 증권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다시 직원들의 보상 증가로 연결되는 구조다.
채권에서 주식 중심으로 바뀐 보수 구조
증권업계의 고액 보수 직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채권중개영업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증권업계 고액 보수 상위권에 자주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주식시장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리테일과 WM, S&T 부문의 성과보수가 크게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다올투자증권의 박신욱 수석매니저는 지난해 상반기 채권중개영업 성과로 18억6,500만원을 받았지만 올해 상반기 보수는 7억2,600만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증권사 직원의 보수가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정 금융상품이나 시장의 거래가 증가하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의 성과가 높아질 수 있지만, 반대로 해당 시장의 거래가 위축되면 보수도 감소할 수 있다.
WM 직원 보수도 높아지는 이유
최근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하면서 WM 부문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WM은 단순히 주식 매매를 중개하는 업무와 달리 고객의 자산 규모와 투자 목적에 맞춰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패밀리오피스 역시 대표적인 WM 영역이다.
금융자산이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관리하면 증권사의 금융상품 판매와 운용, 자산관리 수익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우수한 고객을 확보하고 높은 실적을 올리는 WM 담당자에게도 상당한 성과보수가 지급될 수 있다.
앞으로 투자자들의 자산관리 수요가 증가하고 금융상품이 다양해질수록 증권사 내부에서 WM 인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S&T 부문도 시장 상황에 민감
세일즈·트레이딩(S&T) 부문 역시 증권사의 주요 수익 창출 영역이다.
S&T는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의 거래와 운용, 유동성 공급 등을 담당한다. 시장 상황을 빠르게 분석하고 금융상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능력이 중요한 만큼 성과에 따라 보상이 달라질 수 있다.
키움증권의 홍완기 상무가 주식대차와 ETF 유동성공급, 파생상품 운용 성과를 바탕으로 높은 보수를 받은 것도 이런 구조와 관련이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성과보수는 이러한 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보상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CEO와 오너 경영진도 높은 보수
직원들의 보수가 크게 증가했지만 증권사 CEO와 금융지주 경영진 역시 상당한 수준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김남구 회장은 올해 상반기 지주에서 24억4,400만원, 한국투자증권에서 29억5,500만원을 받아 두 곳을 합쳐 53억9,900만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성환 사장은 45억8,900만원을 받았으며 미래에셋증권 김미섭 부회장과 허선호 부회장도 각각 23억4,400만원과 22억3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증권업계에서는 CEO와 오너 경영진 역시 수십억원대의 보수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다만 일부 영업직원의 성과보수가 이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면서 증권사 특유의 성과 중심 보상체계가 부각되고 있다.
높은 성과보수는 증권사에 어떤 의미인가
성과에 따른 높은 보수는 전문인력에게 강력한 동기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자신이 만들어낸 수익과 보수가 연결된다면 직원 입장에서는 고객 확보와 거래 확대, 투자 성과 개선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유인이 생긴다.
증권사 역시 높은 성과를 내는 인력을 확보하고 경쟁사로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전문인력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성과보수가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인 수익을 지나치게 추구할 경우 고객에게 불필요한 거래를 유도하거나 위험 관리보다 실적을 우선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따라서 증권사의 성과보수 제도는 직원의 영업 성과뿐 아니라 고객 보호와 위험관리, 장기적인 성과 등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증시가 조정받으면 보수도 줄어들까
증권사 직원의 성과보수가 높은 만큼 시장이 반대로 움직일 경우 보수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주식 거래가 줄어들거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위탁매매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 자산관리 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들거나 금융상품 운용 성과가 악화될 경우에도 관련 직원의 성과보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올해 상반기에 나타난 수십억원대의 보수가 모든 증권사 직원에게 지속적으로 보장되는 금액은 아니다.
성과보수는 시장 상황과 회사 실적, 개인의 영업성과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특히 증권업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은 산업이기 때문에 특정 시기의 높은 보수가 다음 해에도 그대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증권사 성과보수 앞으로도 늘어날까
앞으로 증권사 직원들의 성과보수가 계속 증가할지는 국내 증시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주식 거래가 활발하고 증권사의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금융상품 운용 수익이 증가한다면 성과보수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증시가 조정을 받거나 거래대금이 감소하면 증권사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성과보수도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증권업계가 리테일과 WM, S&T 중심으로 경쟁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시장 변화에 따라 고액 보수자가 등장하는 분야도 달라질 수 있다.
증권사 직원 성과급이 보여주는 금융시장 변화
올해 상반기 증권업계의 고액 보수 현상은 단순한 고액 연봉 사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증시가 활기를 보이면서 과거 채권중개 중심으로 형성됐던 고액 보수 구조가 주식 위탁영업과 WM, S&T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유안타증권 이종석 이사의 상반기 보수가 227억원을 넘어선 것은 성과보수 중심의 증권업 보상체계가 얼마나 큰 폭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이 금액 대부분이 성과에 따른 상여금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증권사 직원의 연봉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높은 성과보수 뒤에는 높은 실적에 대한 보상이 있는 동시에 시장 상황이 바뀌면 보수가 크게 감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국 증권사 직원 성과급의 향방은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과 투자심리, 자산관리 수요, 금융상품 운용 성과 등에 달려 있다. 앞으로 증시가 어떤 흐름을 보이느냐에 따라 올해와 같은 고액 성과보수가 다시 이어질지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v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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